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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인도 기차의 위생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다. 여행을 가기 전에 더럽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봤을 때에는 그리 더럽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여행 가기 전에는 슬리퍼(SL) 클래스의 자리를 물티슈르 닦고 침낭을 깔고 자려고 했으나, 실제로는 번거롭기도 하고 그리 더러워 보이지도 않아서 그냥 침낭을 덮고 잤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당히 더러울 수도 있다. 조드푸르에서 기차를 기다릴 때 선로 근처를 돌아다니는 쥐들을 몇 마리 봤다. 사람들이 창밖으로 던진 쓰레기들. 그것을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긴 하지만, 그런 쓰레기에 오물에 쥐들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 같았다. 밤에는 그런 쥐들이 기차 안에도 돌아다니지 않을까. 이것 저것 많이 먹는지 통통하게 살이 찐 쥐들이었다.


여행 가기 전에는 기차에서 바퀴벌레를 보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다행히 그런 벌레는 기차에서도 속소에서도 실제로 본 적이 없었다. 


기차가 정말 더러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노숙자 같은 노인을 본 이후였다. 슬리퍼 클래스의 가장 윗칸이 내 자리였고 그 맞은 편 자리에는 한동안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복도를 오가던 노인이 그 자리가 비었다는 것을 눈치채더니 올라가서 드러눕는 것이다. 눈병에 걸린지 오래된 것처럼 눈동자도 이상했고 아마 며칠 동안 씻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차의 침대칸이 그런 사람들도 가끔 눕고 가는 곳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 더럽지 않아 보여도 실제로는 상당히 더러울 수가 있는 것이다. 몇 시간 뒤에 그 자리 주인이 탔고 노인한테 비키라고 하더니 쿨하게 그 위에 그냥 누웠다. 


아무튼 나도 그 기차를 24시간 넘게 탔다. 밤기차를 타고 일어났을 때에는 물티슈로 얼굴을 닦곤 했는데, 그때도 물티슈로 얼굴을 닦았다. 당연히 먼지가 누렇게 묻어나왔다. 그때 깨끗한 부분으로 눈을 먼저 닦고 얼굴을 닦았어야 했는데, 아마도 나중에 눈을 닦으면서 세균이 눈에 들어간 것 같다. 


며칠 뒤에 눈병에 걸려서 육안으로 봐도 눈이 많이 부은 상태가 됐다. 한국에서도 눈병에 자주 걸리곤 했는데, 그와 비슷한 증상이었다. 결국 약국에 가서 약을 샀다. 약국에 가기 전에 이런 저런 검색을 해보고 갔는데, 안약만 줘서 염증이 있을 때 따로 먹는 약은 안 먹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안 먹어도 괜찮다고 했다. 


약국에서 구입한 안약. 50~60루피 정도 했던 것 같다.


위 사진이 내가 구입했던 안약이다. 물로 눈을 씻고 하루에 2~3번 넣으라고 했다. 2~3일 동안 시키는대로 했더니 다행히 눈이 나았다. 한국에서는 약을 먹어도 안 나아서 결국 눈을 짼 적이 있는데, 인도에서도 치료를 안 하고 며칠 더 지났다면 그런 상태가 됐을 것 같다. 다행히 상태가 좋아졌다. 아무튼 인도약도 믿고 사용해도 좋다. 위 안약도 화학 약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허브 같은 걸로만 만들었다고 적혀있었다. 특히 배탈이 났을 때에는 한국에서 가져간 약보다 인도약이 잘 듣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대신 믿을 만한 약국에 가게 되는 그런 운도 중요한 것 같다. 여행 중에 4~5번 정도 약국을 갔었는데, 한 번 빼고 다 괜찮은 약사를 만났다. 감기가 걸린 것 같아서 위 안약을 샀던 약국을 찾아간다는 것이 다른 곳으로 잘못 간 적이 있는데, 비싼 감기약만 팔고, 효과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글을 쓰다가 기억이 났는데, 위 안약을 산 약국에서 잔돈이 없어서 2루피를 안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때 못낸 2루피를 내려고 감기에 걸렸을 때 그 약국을 찾아가려고 했었던 것 같다. 시간대 마다 다른 사람이 있는 건지, 위치가 비슷한 다른 곳을 찾아간 건지 모르겠다.


또한 기차를 오래 탈 때에는 기차역에서 종이비누 같은 것을 팔기도 하는데, 그런 비누를 사서 손을 자주 씻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럽으로 된 기침약

이거 말고 히말라야에서 나온 것도 있다. 기침에 좋은 사탕도 있으니 여행중 기관지가 안 좋다면 잘 챙겨먹는 것이 좋다.



인도약의 효능에 대해서 (1) - 함피에서 물갈이와 설사

인도약의 효능에 대해서 (2) - 기차 위생과 눈병 (현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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